2025년 1월 세종포천고속도로가 정식 개통되고 나서 사용할 수 있는 휴게소는 처인휴게소가 유일하다.
시골집이 충청북도다 보니 세종포천을 타고 내려가는게 굉장히 좋았다.
그러면서 이번 명절에 처인휴게소를 들려보게 되었다.
처인휴게소 상,하행 통합으로 사용되는 휴게소이다.
현상공모로 해마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것으로 알고 있고, 건물 자체는 초기 컨셉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
생김새부터 재밌으니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좋아 보인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그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았던 군인들이 내가 군대를 가고 휴가를 나왔을때..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정말 군인들만 보이는 그런 경험.
육아를 시작하게 되어서일까, 이제는 아기들만 눈에 보이고 아이와 관련된 것들을 더 보게 된다.
결국 와이프와 나의 처인휴게소에 대한 이미지는 수유실이 가장 강렬하게 남았다.
(물론 아쉬운 쪽으로)
일단 처인휴게소 수유실은 공간이 애매해도 너무 애매하다.
버리는 공간이 너무 많고, 기저귀 갈이대는 하나인데..
기저귀 갈이대에 아기를 올리면 다리가 삐져나온다.
휴지통 위치도 애매한 곳에 있고, 세면대는 더 멀리 있다.
앉아서 이유식 먹일 만한 의자도 없다.
아빠들이 푸드코드에 있는 아기 의자를 들고 허겁지겁 달려오는 판국임.
(애가 배고프다고 울고 불고 난리 치면 뭐든 하게 됨.)
수유실은 1칸 밖에 없음..
근데 2칸도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넓은 1칸이다.
기저귀 갈이대는 이렇게 된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1. 수유실이니까 세면대를 설치해야함
2. 세면대는 대부분 60cm 깊이로 설계함 (화장실)
3. 60cm로 선을 그어놨으니 거기다가 기저귀 갈이대 놓고 휴지통 넣고 이렇게 끝냄.. ㅋ
물론 처인휴게소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만, 사람들은 99가지의 장점보다 1가지의 단점만 머릿 속에 남아 있는 편이니..
하여튼.. 처인휴게소 수유실에 대한 아쉬움과 요즘 가봤던 좋은 유아휴게실에 대한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아직 돌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어딜 나가려니까 갈 만한 곳이 없다.
스타필드나 현대백화점, 타임빌라스 이런 몰 같은 곳을 가게 되는데..
(실내고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편의시설도 잘 해둠)
그 중에 스타필드 수원 유아휴게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위 배치도를 보고 유아휴게실을 계획할 때 고려하면 좋은 점을 적어보자.
일단 0세~1세 되는 아이 기준으로 보자면,
1. 애들은 쉬, 끙아를 꽤나 자주하기 때문에 기저귀를 갈 일이 많다.
- 기저귀를 간다는건 기존 기저귀는 쉽게 버려야함. (휴지통이 가까이 있어야함)
- 아이들을 씻길 수 있는 세면대가 필요함.
2. 아이들이 먹는 밥은 크게 3가지로 나뉨
1) 모유수유
2) 분유
3) 이유식
1) 모유수유
- 모유 수유 한다는 것은 엄마가 젖을 직접 먹인다는 건데 당연하게도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
(시야 차단)
2) 분유
- 앉아서 먹일 공간이 필요함 (벽 붙어 있는 소파로 충분)
3) 이유식
- 앉아서 먹일 공간이 필요함 (벽 붙어 있는 소파로 충분)
- 이유식을 뎁힐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필요
이런 기저귀 갈이대를 보면 처인휴게소의 세면대와 기저귀 갈이대는 너무나도 깊이가 부족하다는걸 알 수 있다.
휴지통 위치는 바로 버리기 쉬운 위치로.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인데,
요즘 현대백화점이나 스타필드 가보면 이유식 먹는 공간을 저렇게 해놨더라.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편하게 앉혀놓고 부모가 마주보고 이유식을 먹일 수 있게 해놨다.
아이들은 제어가 안 될 때가 많아서 집에서 의자에 앉혀놔도 항상 안전벨트(하네스)를 해두는데,
저렇게 다리가 나와있는 채로 앉히면 아이가 밟고 일어날 걱정도 안해도 된다.
하여튼, 종종 이런 식으로 건축물이 아닌 단순 공간에 대한 내 '사견'이 가득 담긴 글도 좀 써볼까 한다.